2025년 7월 26일에 UCPC 2025 본선에 참가했습니다. 팀명은 Endgame으로, 작년과 완전히 같은 멤버로 한번 더 icpc까지 도전할 예정입니다. 팀원은 JyJin, plast, Serendipity__입니다.
올해 저희 팀의 유일한 목표는 ICPC World Finals 진출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출 확률 자체를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대회에서 높은 등수를 기록하거나 압도적인 고점을 보여주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1등으로 진출하든, 12등으로 진출하든 결과는 같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희 팀은 두 가지 방향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팀의 저점 높이기 /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복을 줄이고 팀의 기초 체급을 끌어올리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고난도 문제 해결 능력 강화 / 아시아 챔피언십은 일반적인 ICPC 대회와는 결이 다릅니다. 4~5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남은 문제들은 매우 높은 난이도의 비전형적인 문제들로 채워집니다. 다이아급 문제들을 안정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곧 월드 파이널 진출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결국 저희 팀의 여정은 '안정성 확보'와 '고난도 문제 정복'이라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UCPC 회고

이번 대회에서는 C, E, G, K번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해결한 문제들의 난이도만 보면 플래티넘 3, 플래티넘 1, 다이아몬드 5에 해당하는 문제들이었지만, 고난도 문제였던 G와 K번 모두 온전히 저의 힘으로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K번 문제의 경우, 시간 복잡도를 NlogN으로 줄이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Serendipity__가 모두 찾아내어 저는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특정 문제에 매몰되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팀원들의 활약과 시너지
제가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 것과 달리, 다른 두 팀원은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JyJin은 이번 대회의 가장 변수 덩어리 문제였던 H번을 막힘없이 해결해주었습니다. 또한, 제가 혼자 풀었다면 5시간 내내 그리디 알고리즘에 매몰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던 A번 문제를 중간에 해결해주면서, 팀 전체가 막다른 길에 빠지는 시간을 크게 줄여주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핵심 캐리를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Serendipity__역시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번 문제의 핵심 관찰 외에도 G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A, B, H번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도 풀이를 꼼꼼히 검토하고 머신 사용과 전체적인 상황을 효율적으로 조율해주었습니다. 팀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단순한 문제 해결 능력을 넘어 커뮤니케이션과 의견 조율 측면에서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또한 Serendipity__와는 최근 연구소에서 함께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시너지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습니다. 서로의 관찰과 생각을 원활하게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 문제의 특정 조건 때문에, 답을 고정하는 접근이 유리하다. 우선 답을 2라고 가정하고 관찰을 시작해보자"와 같이 큰 틀을 잡아주면, 팀원들이 순식간에 좋은 관찰을 이어 나가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갑니다. 이러한 시너지 덕분에 과거에 비해 팀의 기복이 줄어들고 전반적인 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오히려 제가 즉흥적인 시도, 특히 그리디 풀이나 특수한 전략 풀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팀의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저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의 방향성
사실 올해 이렇게까지 PS에 몰두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퇴사를 결정하게 되면서,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문제 해결(PS)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매우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복잡하게 얽힌 비즈니스 문제를 접했을 때, 이를 핵심 요소들로 분해하고 각 관계의 인과관계를 따져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과정은, 알고리즘 문제에서 주어진 제약 조건 하에 최적해를 구하는 과정과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PS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사고력의 기초 체급을 길러주는 최고의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뛰어난 사고력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 능력을 활용해 실제로 무언가를 성취하는 경험, 투명하고 진실된 관점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는 능력, 그리고 원활한 소통 능력 등은 비슷한 수준으로 중요한 가치들입니다.
하지만 다른 역량들은 시간을 두고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는 반면, PS는 대회 성적이라는 명확한 증명서를 남깁니다. 가령, 프로젝트 관리나 소통 능력은 수년간의 실무 경험과 피드백을 통해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것이며, 그 성과는 정성적인 평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PS는 'ICPC World Finals 진출'이나 'Codeforces 그랜드마스터 달성'과 같이, 특정 시점의 역량을 객관적이고 명확한 성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독특한 분야입니다.
특히 올해는 제가 이러한 공식적인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합니다. 만약 올해를 넘겨 PS를 계속한다면, '경쟁'이라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고, 순전히 개인적인 사고력 훈련의 목적만 남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정된 시간 안에 가장 확실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 PS의 우선순위를 가장 높게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짧은 단상
이후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도 있지만, 이 글에서 모두 담기에는 다소 길어질 것 같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리면, 해외, 특히 싱가포르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세운 것이 단순히 높은 연봉 때문은 아닙니다. 제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은 '성취감', 그중에서도 제 자신의 역량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오는 만족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대기업에서 안정적이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삶이 저에게 진정한 즐거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이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UCPC에서 운 좋게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이틀 동안 그 기쁨을 충분히 누렸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 실력이 그 성적에 걸맞다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이제는 다시 현실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남은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PS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고민하여, 후회 없이 깔끔하게 PS를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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