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Asia Pacific Championship에 Endgame (JYJin, Serendipity__, plast) 으로 참가했다. 그리고 20등으로 은상 및 world finals에 진출했다.
보통 이런 후기 글은 타임라인 중심으로 많이 쓴다. 실제로도 타임라인은 대회를 복기하는 데 꽤 유의미한 자료가 된다. 다만 나는 타임라인을 따로 복기하지는 않는다. 이제 팀 대회는 월드 파이널만 남아 있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면 내가 타임라인을 적지 않았던 대부분의 대회는 쉬운 2~3솔브를 제외한 핵심 문제를 거의 내가 다 풀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런 대회를 자세히 복기하다 보면 괜히 민망해질 때가 있어서 굳이 그런 식으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잘했던 대회일수록 오히려 세세하게 기록을 남기기가 더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팀은 예년과 꽤 달랐다. 특히 이전과 달랐던 점은, 내가 못하는 날에도 팀 전체의 성과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내가 조금만 막히거나 템포가 느려져도 팀 전체가 같이 무거워진다는 감각이 있었는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다 보니 무의식중에 팀원들에 대한 단단한 신뢰가 생겼고, 덕분에 실전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 스스로 내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는 확신도 있었기에 대회 전부터 큰 걱정은 없었고, 결과적으로도 그 감각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전체적인 셋에 대한 감상은 D, E가 조금 까다로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E는 구조상 TLE가 나기 쉬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팀이 거기서 크게 말리지는 않은 것 같다. D는 자료구조 체급이 높으면 비교적 자명하게 보였을 문제라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내 체급이 그 정도는 아니라서 정확히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dadas08은 5초 만에 풀이를 떠올렸다고 하니 결국 자료구조 체급으로 밀어붙이는 문제였던 듯하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플래티넘 상위권에서 다이아 하위권 정도의 문제들을 빠르게 밀어내면 월드 파이널 진출권이 보이는, 작년과 비슷한 컷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정적으로 월드 파이널에 가려면 그 이상의 문제도 풀어내야 한다. 다만 우리 팀은 연습 단계부터 플랜디 구간의 저점을 얼마나 잘 커버하느냐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이 방향성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leo020630과도 훈련 방법론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했었는데, 결국 더 어려운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라도 플래티넘 기본기가 먼저 단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깊이 공감했다. 실제 수상권 경쟁에서도 플래티넘 구간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밀어내어 시간을 아낀 팀이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고점을 무리하게 높이는 것보다 저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쪽이 팀 대회에서는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플랜디 셋을 정말 많이 돌렸다. 결과적으로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우리의 훈련 방향에 맞는 성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실전에서는 초반부터 꽤 삐걱거렸고, 내 기준에서는 패널티 관리에도 거의 실패한 느낌이었다. 여기서의 실패는 실제로 기록이 안 좋았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평소 우리 팀 치고는 못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래도 결과만 놓고 보면 7솔브 팀들 중에서 패널티 2등을 기록했으니 객관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대회 중 체감은 썩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적어도 저점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보장된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다이아 중상위권 문제들에 대해서는 평소 연습 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가끔 그리디나 애드혹 계열 문제를 뚫어내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 난이도 구간의 문제를 팀 차원에서 시원하게 풀어낸 적은 원래도 많지 않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문제 셋 자체가 우리 팀의 상성과는 썩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작년에 I, K 같은 문제에서 변별력이 생겼던 것을 생각하면, 아시아 퍼시픽 챔피언십의 출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빠른 플랜디 능력으로 패널티를 가르고, 다이아 중상위권 문제로 전체 솔브 수를 가르는 구조다. 전체적인 난이도 커브 자체는 꽤 합리적이고 변별력 있는 셋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알면 바로 풀고 모르면 풀기 어려운 문제'가 상위권을 가르는 데에도 몇몇 출제되었다고 생각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올해 성적을 가른 핵심 변별 문제는 D와 I였던 것 같다.
아시아 퍼시픽에서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싶은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결국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월드 파이널 진출에는 무리 없이 성공했다. 내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World Finalist'라는 타이틀 그 자체였다. 이건 굳이 ICPC 에 깊게 몸담아 본 사람이 아니더라도 직관적으로 그 무게감을 이해할 수 있는, 인정받는 성취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딱 지금 이 시점에서만 얻을 수 있고, ps 외부의 사람에게도 충분히 설명 가능한 커리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아주 컸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는 분명 성공적인 대회였다.
앞으로의 PS 계획을 말하자면, 이제는 더이상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바로 PS를 접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원래부터 내 PS의 궁극적인 목표는 코드포스 누텔라였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목표를 여러 번 이야기해 왔다. 이제는 ICPC를 위한 팀 대회 공부는 잠시 내려두고, 다시 온전히 코드포스를 잘하기 위한 개인 공부로 돌아갈 생각이다.
다만 삶에서의 우선순위는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 ICPC World Finalist라는 칭호는 학생인 지금 시기가 아니면 얻기 어려운 것이었고, 내게도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반면 코드포스 레이팅은 결국 이 분야 사람들끼리만 깊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성취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취업이나 이후의 진로를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코드포스의 우선순위는 예전보다 조금 내려갔다. 이제는 단순히 알고리즘 실력을 더 올리는 것만큼이나, 그 실력을 이후의 직무나 진로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앞으로는 영어, 수학, 통계 공부나 프로젝트 경험 등, 지금까지 쌓아 온 역량을 커리어로 이어 줄 수 있는 활동들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게 될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은 푹 쉬면서, 앞으로 어떤 것들을 채워나갈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볼 계획이다.
끝으로, 그동안 공부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정말 많다.
팀원 Serendipity__, JYJin,
작년 여름방학에 소멤에서 몇 달을 함께 보낸 leo020630, kwoncycle, slah007,
사실상 코치나 다름없었던 dadas08, platter,
피망호에 자주 와준 swoon, IBory, pyb1031, sharaelong, sjh1224, lunarlity, gs22059, bungmint, oh040411,

같이 대회에 참가해서 반가웠던 leinad2, kizen, man_of_learning, lindelof, dong5995, ez_code, kolorvxl, iluem100, 24alps_6, coxie, gubshig, 그리고 참가자는 아니지만 yclock, jhnah917,
그리고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됐던 ps갤러리주딱와 3회 피갤컵 우승자 numbering, 대회전날에는 딴짓하며 평화롭게 보내라는 조언을 남긴 stonejjun03, ...
적다 보니 끝이 없어서 여기까지만 적는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지금의 내 실력은 이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없었을 것이다.
Bye.
(접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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